승선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사찰누각인 강선루가 있습니다. 전남의 사찰 누각을 대표하는 강선루는 울창한 나무숲에 쌓여 한쪽 발을 강물에 담그고 서 있습니다. 이름대로 신선이 내려올만합니다. 속세와 불계의 경계인 일주문. 선암사 일주문은 1719년에 세워진 것인데, 단층 맞배 기와집으로 원형의 주춧돌 위에 배흘림기둥을 세워 다포식으로 지었습니다. 일주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고즈넉한 산사가 눈앞에 들어옵니다. 선암사는 백제성왕 7년에 아도화상이 창건했고 그 후 도선국사가 중건한 곳으로 태고종의 본산이자 수행도량입니다.

보물 395호인 선암사 삼층석탑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있습니다. 청정 수행도량으로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름을 가진 선각당. 선각당은 고풍스런 기와와 삼인당 연못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합니다. 삼인당은 긴 알모양의 연못 안에 섬이 있는 독특한 양식으로 도선국사가 축조한 것이라 전해지고 있습니다. 삼성각 앞의 누운 노송과 연못의 올벚나무도 눈길을 끕니다. 연못 속에는 연꽃이 함초롬이 피어있고 또 다른 연못 중앙에는 동자승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선암사에는 광고 속에 등장해 알려진 전통 화장실 해우소가 있습니다. 햇볕이 잘 스며들도록 지은 T자형 건물과 청량한 바람이 드나드는 시원스런 창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암사 주변의 차밭도 볼거립니다. ２만평 이상 펼쳐져 있는 차밭은 ７백 년에서 ８백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선암사에서 5분 거리에는 다양한 녹차체험을 할 수 있는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이 있습니다. 특히 이곳에서는 은은한 차향과 풀벌레, 새소리를 들으며 한옥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산방명상체험이 인깁니다.

고요한 산사, 선암사는 어느 계절이든지 잔잔한 감동을 선물합니다. 선암사에서 세속에 찌든 때를 말끔히 씻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