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이 뻗은 올곧은 대나무처럼 담양의 구석구석에는 오랜 세월 보존하고 발전 시켜온 많은 문화재들과 함께 우리나라 어떤 지역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없는 천해의 자연환경과 옛 것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 담양. 전남의 대표적인 문화관광지답게 담양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들이 많이 있다. 그중 담양에서 탄생하고 발전해온 가사문학의 모든 것이 모여 있는 한국 가사문학관을 소개 한다.

가사(歌辭)는 시조(時調)와 더불어 한국 고시가의 표적인 장르의 하나로 담양이 가사문학의 중심이 된 데에는 대쪽같이 올곧은 선비 정신을 이어 받은 조선 시대 사림(士林)들이 불합리하고 모순된 정치 현실을 비판하고, 자신들의 큰 뜻을 이룰 수 없음을 한탄하며 낙남(落南)하여, 무등산 정기가 어린 이곳 담양으로 낙향하면서, 많은 사림(士林)들이 담양 일원에 누(樓)와 정자(亭子)를 짓고 빼어난 자연 경관을 벗 삼아 시문을 지으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또한 낙향 후에도 수신과 후진 양성에 힘쓰다가 나라의 부름을 받거나 국난이 있을 때에는 분연히 일어나 구국에도 앞장섰으며, 대표적인 가사 문학으로는 이서의 낙지가, 송순의 면앙정가, 송강 정철의 성산별곡·관동별곡·사미인곡·속미인곡, 정식의 축산별곡, 남극엽의 향음주례가·충효가, 유도관의 경술가·사미인곡, 남석하의 백발가·초당춘수곡·사친곡·원유가, 정해정의 석촌별곡·민농가 및 작자 미상의 효자가 등 18편의 가사가 전승되고 있어 담양을 가사문학의 산실이라고 부른다.

담양군에서는 이 같은 가사문학 관련 문화유산의 전승·보전과 현대적 계승·발전을 위해 1995년부터 가사문학관 건립을 추진 2000년 10월에 담양군 남면 지곡리 광주호가 바라보이는 언덕위에 한국 가사문학관이 완공되었다. 총 면적 613평에 지하1층 지상2층의 건물로 본관과 부속 건물인 한국 가사문학관은 자미정· 세심정· 산방· 토산품점· 전통찻집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사문학과 관련된 각종 서화 및 유물 11,461여점이 전시 되어 있다. 특히 담양권 가사 18편과 관계문헌 그리고 가사 관련 도서 15,000여 권이 전시 되어 있으며, 특히 주목할 만한 전시품으로는 송순의 면앙집과 송강 정철의 송강집(松江集) 및 친필 유묵 등 귀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이곳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에게 우리 전통의 가사문학이 무엇이고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알리고 있다.

한국가사문학관이 이렇듯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산실로 자리매김하면서 담양을 찾는 관광객들이 꼭 빠지지 않고 들려야 하는 필수코스로 인식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특히 방문객의 상당수가 가족단위 관광객들과 학교나 각종 단체에서 교육을 목적으로 많이들 찾고 있다.

방문하시는 많은 분들에게 가사문학이 무엇이며, 또 어떤 것들을 가사문학이라 불리 우는지 그리고 가사문학을 대표하는 사람들은 누가 있는지에 대해 자세한 설명과 더불어 다양한 유물과 서책등을 눈으로 직접 봄으로써 학교에서 수업시간에나 들었던 가사문학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1층 전시실 한편에는 나무목판을 이용해 직접 탁본을 해볼 수 있는 체험의 장소가 마련되어 있어 이곳을 찾는 많은 어린이나 학생들에게 좋은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각종 가사문학 관련 영상 상영과 더불어 전시실 곳곳에 다양한 형태로 배치되어 있는 많은 자료들과 또한

전시된 유물들 하나하나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해설사님들이 곳곳이 상주해 있어, 잘 몰랐던 세세한 부분까지 알 수 있으며,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가사문학의 모든 것을 듣고 보고 느끼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전통 기와지붕으로 만들어진 전시관은 주변의 수려한 주변 자연경관과 더불어 가장 아름다운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듯한 모습을 자아내며, 찾아오시는 많은 이들에게 우리 전통문학의 향기와 함께 남도의 정취를 흠뻑 취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송강 정철(松江 鄭澈)의 발자취를 따라서...
오랜 세월 한국 가사문학 창작의 밑바탕이 되어온 담양, 가사문학관 주변으로 호남 시단의 중요한 무대가 되었던 식영정·환벽당·소쇄원·송강정·면앙정 등 오랜 세월 그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많은 정자들과 더불어 가사문학의 대표적인 인물인 송강 정철(松江 鄭澈)의 흔적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송강 정철(松江 鄭澈 : 1536~1593)은 조선 선조(14대) 때의 명신이면서 문인으로서 자는 계함(季涵), 호는 송강(松江)이며, 시호는 문청(文淸)이다. 율곡 이이와 동갑나기인 정철은 돈녕부 판관을 지낸 정유침의 아들로서 중종 31년에 한양의 장의동에서 태어나 선조 26년 강화도에서 세상을 떠났다.

당대의 명유들이었던 하서 김인후, 고봉 기대승, 면앙정 송순 등에게서 글을 배웠으며, 우리나라 시가사상 고산 윤선도와 쌍벽을 이루는 가사문학의 대가라고 할 수 있다. 그가 52세 때 향리인 담양에서 지은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은 조선 선조 임금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노래한 것으로 유배가사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서포 김만중은 서포만필(西浦漫筆)에서, 중국 초(楚)나라의 굴원(屈原)이 지은 이소(離騷)에 비겨, 동방의 이소(離騷)라고 절찬하기도 하였다.

10세 때 을사사화를 만나 가문이 사화에 휩쓸리는 풍파를 겪으면서, 16세가 되던 해부터 전라도 창평에서 생활하였다고 한다. 이때부터 당시의 석학이던 김윤제ㆍ양응정 등의 문하에 나아가 수학하였으며, 면앙정ㆍ환벽당ㆍ식정ㆍ소쇄원을 무대로 송순ㆍ임억령ㆍ양산보ㆍ양응정ㆍ김성원ㆍ기대승ㆍ고경명 등 당시의 명사들과 교류하며 장차 문인 또는 정치가로 성공할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

27세에 문과 별시에 급제하여 성균관 전적이 되었고, 이후 좌의정에 이르기까지 내외의 관직을 두루 역임하였는데, 한때 벼슬살이의 파란 속에서 물러나 주로 담양에 있는 식영정(息影亭)과 송강정(松江亭)에 머물며 시가를 창작하기도 하였다.

그는 가사의 걸작으로 일컫는 성산별곡(星山別曲)ㆍ사미인곡(思美人曲)ㆍ속미인곡(續美人曲)ㆍ관동지방의 해금강, 내금강, 외금강 등의 절승지와 관동팔경을 중심으로 한 기행가사인 관동별곡(關東別曲)을 비롯하여 장진주사(將進酒辭) 등 많은 시조를 제작하여 국문학상 대표적인 시가시인으로 칭송된다. 유고집으로 송강집ㆍ송강가사ㆍ송강별집추록 등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가사와 많은 단가를 남겼다.


특히 그의 대표 가사라 할 수 있는 성산별곡(星山別曲)은 전라남도 담양군 남면의 경치 좋은 광주호 주변에 있는 식영정과 호남의 명산인 무등산 북서쪽의 원효계곡 자락에 있는 성산(별뫼)의 모습을 연결시켜 노래한 성산별곡(星山別曲)은 정극인의 상춘곡, 면앙정 송순의 면앙정가, 정해정의 석촌 별곡으로 이어지는 호남 가단의 중요한 맥을 형성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 가사문학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송강 정철(松江 鄭澈) 그를 회자한 많은 자료에 따르면 송강 정철(松江 鄭澈)은 본래 성질이 곧아서 바른 말을 잘하는 데다, 당시 조정의 당파 싸움에 연루되어 거의 평생을 귀양살이로 마쳤으나, 학문이 깊고 시를 잘 지었다고 서술되어 있으며, 그의 많은 작품들은 오늘날도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즐겨 회자되고 있다.

주변의 많은 유명 정자 들 중 담양군 고서면 원강리 죽록천변에 위치한 송강정(松江亭)은 송강 정철의 많은 가사문학이 그의 나이 50세 때인 선조(宣祖)17년(1584)송강 정철(松江鄭澈)이 대사헌을 지내다 당시의 동인과 서인의 싸움으로 벼슬에서 물러난 후 창평에 내려와 직접 세운 정자이다. 주변의 수려한 풍광과 더불어 이 정자가 특히 깊은 유서를 갖는 것은 그곳이 정철의 가사 작품의 산실이기 때문이다.정철은 송강정을 중수하고 나서 3년째 되는 해인 선조 21년 무렵 이곳에서 사미인곡(思美人曲)과 속미인곡(續美人曲)을 지었는데, 이 두 작품은 우리 나라 가사 문학의 백미로 꼽히는 명편이다.

송강정의-건물 구조는 정면 3칸과 측면 2칸의 골기와 팔작지붕 형태인데, 중앙 1칸은 거실로 꾸며져 있다. 정자 옆에는 '송강정선생 시비(松江鄭先生詩碑)'가 있고, 여기에 사미인곡이 새겨져 있다. 현재 지곡리에 있는 성산의 식영정(息影亭)과 함께 전라남도 기념물 제1호로 지정되어 있다.

멀리 넓게 펼쳐진 광주호가 바라보이는 나즈막한 언덕위에 자리 잡고 있는 가사문학관. 그 옛날 민초들의 힘겨웠던 삶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고시들의 향연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담양의 여러 관광지들과는 달리 전통의 뿌리와 역사를 함께 느껴 볼 수 있는 곳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 가사문학의 중심이라는 명맥을 굳건히 지켜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