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쇄원은 담양의 대표 문화유적중의 하나로 담양군 남면 지곡리에 소재하고 있다. 담양의 남면 지곡리는 역사학적으로 매우 가치가 높은 유적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 지역으로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산실인 가사문학관과 소쇄원 그리고 많은 전각과 누각들이 분포하고 있다. 특히 소쇄원으로 가는 도중에 만날 수 있는 가사문학관은 문학적으로 매우 역사가 깊은 곳이다. 송강 정철로 대표되는 가사문학의 산실로써 그 역사적인 의미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으로 많은 방문객들이 찾고 있으며 특히 문학관 앞마당에 만들어진 물레방아 풍경과 연못 속에 헤엄치는 비단잉어의 모습과 소를 타고 피리를 부는 소년의 동상 등이 만들고 표현해 내는 모습에서 옛 시조의 한 부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하며, 조선시대 선비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소였던 소쇄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빨리하게 하고, 그 곳에서 보게 될 모습을 기대케 하고 있다.

담양은 많은 역사 유적들도 유명하지만, 죽세공예가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지역의 특성상 대나무가 자생하기 좋은 환경과 기후 탓에 질 좋은 대나무가 많이 생산되면서 죽세공예가 발달하게 되었고, 조선시대부터 시작되었다는 담양의 죽세공예는 5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이런 지역의 특성 탓 인지 여기저기 대나무 숲을 쉽게 볼 수 있으며, 옛 선비들의 숨결이 그대로 남아 있는 소쇄원에도 들어서는 첫 길목에 빽빽이 들어선 대나무 숲이 소쇄원으로 발걸음을 한 많은 관광객들에게 대나무가 주는 청량함과 함께 신선한 자연의 느낌과 함께 그리 길지 않은 대나무 숲을 지나고 나면 하늘 높이 솟아있는 대나무의 높이 만큼이나 오랜 세월을 지낸 소쇄원(瀟灑園)의 고즈넉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소쇄원(瀟灑園)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원림으로 1981년 국가 사적 304호로 지정된 한국 민간 정원의 원형을 간직한 곳이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경외와 순응, 도가적 삶을 산 조선시대 선비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으로서 경관의 아름다움이 가장 탁월하게 드러난 우리나라 전통 문화유산의 보배이다. 전체 면적이 1,400여평의 공간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 조성된 건축물, 조경물은 작지만 아담한 모습과 함께 소쇄원(瀟灑園)이 지니는 상징적 체계에서 뿐만 아니라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절묘하게 이뤄내며, 그 안에 조선시대 선비들의 심상이 오롯이 묻어나 있는 공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절묘하게 자아내는 소쇄원(瀟灑園)을 조성한 인물은 조선 중종 때 선비인 소쇄공 양산보(梁山甫)이다. 소쇄원(瀟灑園)의 정확한 조영 시기로 1520년대 후반과 1530년대 중반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양산보(梁山甫)가 소쇄원을 조성 하게 된 계기는 스승인 정암 조광조(1482~1519)가 기묘사화(1519년)에 연루되어 화순 능주로 유배되어 세상을 떠나게 되자 17살에 고향으로 돌아와 평생 세상에 나가지 않고 은둔생활 기간 중에 조성했다고 하며, 양산보(梁山甫)의 호가 소쇄옹(瀟灑翁)이라 소쇄원(瀟灑園)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깨끗하고 시원한 정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소쇄원, 대봉대와 광풍각 그리고 제월당으로 이루워저, 각 누각의 처마 끝마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누각과 누각사이를 긴 담장으로 걸쳐 북쪽의 산사면에서 흘러내린 물이 담장 밑을 통과하여 소쇄원의 중심을 관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쪽으로는 소쇄원(瀟灑園)을 찾아오는 손님을 마중 나가거나 기다리는 곳인 대봉대(大鳳臺)가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을 맞이하고, 그 뒤로 자리 잡은 광풍각(光風各)은 '비갠 뒤 해가 뜨며 부는 청량한 바람'이라는 뜻의 손님을 위한 사랑방으로 작은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길의 흐름을 감상하며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과 겨울에는 눈 오는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광풍각(光風各)의 뒤쪽으로는 ‘비개인 하늘의 상쾌한 달’이라는 뜻을 가진 제월당(霽月堂)이 사랑채와 내당의 역할을 하며 주인을 위한 집으로 팔각지붕을 얻고 소쇄원(瀟灑園)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며 주변의 풍광과 어울어져 멋진 그림을 완성시켜 주고 있으며, 초정(草亭), 화계(花階), 연지(蓮池), 석천(石泉)등이 주변에 배치되어 있고, 물레방아와 석가산이 만들어져 있다. 소쇄원(瀟灑園)은 특히 주변을 감아 흐르는 계류 위에 외나무다리와 죽교(竹橋)가 만들어져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으며, 광풍각 주변으로 많은 나무들이 식재되어 있어 조경학적으로 매우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주거가 주목적이 아닌 후원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맑고 깨끗한 생활을 하는 선비의 집이라는 뜻을 가진 소쇄원(瀟灑園)은 그 뜻처럼 그 옛날 청렴한 생활을 목표로 하는 선비들의 삶과 같은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기나긴 시간동안 많은 세월의 풍파가 있었으나 그 고난의 시간을 잘 버티며 조선최고의 민간정원의 모습을 간직한체 굳건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쉽게 바스라 질것이라 생각하는 흙과 돌로 쌓은 자연스러운 담벼락이지만 그 어떤 것보다 굳건하게 시간을 이겨내고, 오곡 문 밑으로 흐르는 개울물과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높이 뻗은 대나무 숲과 함께 화려하지는 않지만 순박한 모습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제월당, 대봉대. 광풍각이 자아내는 운치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했던 옛 모습을 아스라이 들어내며, 소쇄원(瀟灑園)의 운치를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찾아든 많은 방문객들에게 옛 선조들의 숨결과 함께 잔잔한 마음의 여유를 선사하고 있다.

한발 한발 소쇄원을 걷다보니 빠르게만 흘러가는 시간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마음의 여유로움과 세월의 연속성을 느끼게 하며, 자연이 선사하는 아주 작은 것이라도 무시하지 않고 그것을 위해 시를 짓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던 옛 선비들의 모습에 감탄과 함께 그네들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과 함께 저 멀리 산 능선까지 올라왔을 봄이라는 계절이 다가오기 전에 많은 이들이 소쇄원의 겨울을 느껴 보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