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상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림으로 함양읍의 서쪽에 있는 위천(渭川)강가에 있는 숲으로서, 통일신라 진성여왕 때 최치원 선생이 함양읍의 홍수피해를 막기 위해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예전에는 대관림(大館林)이라고 불렀으나 이 숲의 가운데 부분이 홍수로 무너짐에 따라 상림(上林)과 하림(下林)으로 나뉘게 되었으며, 현재 하림은 훼손되어 흔적만 남아있는 상태이고, 상림만이 예전의 모습을 유지하며, 사람들의 발길을 머물게 하고 있다. 특히 함양상림은 사람의 힘으로 조성한 숲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숲이라는 역사적 가치와 함께 우리 선조들이 홍수의 피해로부터 농경지와 마을을 보호한 지혜를 알 수 있는 문화적 자료로서의 가치도 매우 커 천연기념물 154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소나무, 노간주, 나도밤나무, 능수버들 나무 등 울창한 나무 숲 아래 만들어진 오솔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숲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소리에 자연히 귀가 기울어지고, 하늘 까지 올라갈듯 높게 뻗어있는 나무와, 알록달록 예쁜 옷을 갈아입은 단풍, 그리고 한발 한발 걸을 때 마다 밟히는 낙엽 소리는 오솔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을 시인으로 만들고, 가을이 주는 마음의 풍요를 가지게 한다. 비록 상림이 사람의 손에 의해 조성된 인공림 이라고 하지만 비교적 깨끗하고 잘 정비되어있어 깊은 숲 한가운데 서 있다는 기분을 들게 하며, 잘 조성된 산책로와 함께 주변에 물레방아, 디딜방아, 지압보도, 초선정. 다볕당 등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하는 문화적 가치를 가지는 시설물 들이 만들어져 있어, 단조롭게만 생각할 수 있는 숲이 재미있는 꺼리와 함께 오래된 전통풍습 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상림은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숲이지만, 기계적이고 획일화된 느낌 보다는 자연그대로의 순수함을 지니고 있는 특징이 있다. 지금은 가을의 단풍과 낙엽의 향연이 함께하고 있으나, 상림의 봄과 여름은 푸릇푸릇함이 가득한 생명의 현장이 된다.

상림이 위치한 함양읍의 상동마을이 예부터 연 밭머리 하고 불리는 등 연 밭으로 유명한 곳으로 지금은 약 20,000평의 면적에 백련, 홍련, 황련, 분홍련 이 심어진 연 밭이 조성되어있다. 이 연 밭은 상림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추억과 낭만 그리고 볼거리를 제공 하고, 여름에 피는 연꽃은 상림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할 정도로 함양에 오면 꼭 들려보아야 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아쉽게도 지금은 연꽃은 다 지고 줄기만이 떠 있는 상태였으나, 넓게 자리한 연 밭에 내년 여름에 필 연꽃 어여쁜 모습을 상상해보는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었다. 연꽃의 향연이 수그러들 때 즘이면, 상림 공원 6만여 평의 숲속 에는 가을 단풍과는 다른 붉은 기운으로 가득 차게 된다.

꽃이 시든 후에 잎이 피어나고 잎이 시든 후에 꽃이 피기 때문에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 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는 꽃무릇(석산) 주로 사찰 주변이 많이 피는 꽃이지만 30만구를 심어 군락지로 조성해 가을철 마다 볼거리를 제공하고 상림공원을 찾는 많은 관광객에게 아름다움과 설레임을 주고 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는 상림은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되어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휴식과 여유로움을 가지고 돌아가며, 그 들을 위한 다양한 부대시설이 잘 갖추어져 누구나 편리하게 들렀다 갈 수 있으며, 어른과 아이가 같이 이야기하고 자연을 살펴보는 자연학습장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렇듯 자연의 순수함을 간직한 상림의 숲을 직접 보면서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숲이지만 너무 인공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방치 되지도 않아 적절한 선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보면서, 그 곳을 아끼고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함양군과 군민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으며, 자연 또한 계발하고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시간과 함께, 순천에 있는 많은 자연환경이 너무 기계적이고 획일적인 모습으로 변해 가고 계발의 논리에만 치우치고 있다는 점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으며, 현대적이고 편리하게 변화 하더라도 자연의 순수함 만은 잃어버리지 않는 선에서 계발이 이루워저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게 되었다.

꽃무릇과 연꽃 또 단풍이 함께하는 상림, 자연의 세계를 말이나 글로써 표현한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시간 이였지만. 그 한계는 상림의 오솔길을 직접 걸어보고 나뭇잎을 만져보고 연꽃을 눈으로 본다면 글과 말이 가지는 한계를 뛰어넘어 가슴에서 느끼는 무안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자연과 사람사이의 간격이 매우 가깝게 느껴지는 시간이 되었다.

함양의 상림 숲 그곳에 가면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음악과 같은 합주를 당신도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길라잡이-
순천에서 함양 상림까지는 약 한시간 반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88고속도를 이용해 남원 장수를 지나 함양 IC로 진입 후 상림까지는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 이 매우 좋으며, 함양까지 가는 동안 고속도로 주변으로 가을 단풍과 함께 가을걷이가 끝낸 들녘의 모습은 가을의 쓸쓸함 보다는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기 위한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함양이 교통의 요충지로 도로망이 잘 연결되어 있어 어느 곳에서든 쉽게 진출입이 가능하며, 처음 함양을 찾는 관광객일지라도 안내 표지판 등이 잘되어 있어 쉽게 상림을 찾아 올 수 있다는 장점까지 더해져 편안하게 하루 동안 가을 을 만끽 할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