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도봉공원 연자루

▲ 죽도봉공원 대나무숲길

죽도봉이란 지명은 조선시대에 화살대를 많이 생산하던 곳이고, 모양이 섬과 같다 해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1975년 죽도봉 공원 계발계획을 세우고 환경미화 조성사업에 힘써, 현 수준의 공원을 만들었으며, 공원의 정상에는 강남정 이라는 원 이름 보다 팔각정으로 더 유명한 전망대가 있으며, 공원의 초입에는 옛 선비들이 풍월을 읊던 2층 누각인 연자루가 세월의 풍광을 깊이 간직한 모습으로 웅장하게 버티고 서있으며, 청백리의 상징인 팔마비와 팔마탑 현충탑과 함께 자연보호헌장탑등이 있다. 또한 공원 서편으로 흐르는 동천을 따라 올라가면 옛 선비들이 시내에서 채선(彩船)을 타고 뱃놀이를 즐겼던 정자인 환선정의 옛터가 자리해 시민들로 하여금 옛 선인들의 여유로움까지 느껴볼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 중심지에 공원이 위치하다 보니 자연스레 시민들의 발걸음이 자주 향하게 되면서, 지금의 모습은 예전 어렸을 적에 보았던 공원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예전의 공원은 지금 보다는 배는 커 보이고, 대나무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 봄날 활짝 핀 철쭉꽃 사이에 앉아 카메라 셔터 소리에 맞추어 활짝 웃음 짖던 기억, 특히 어린이날이나 기념일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님들이 아이를 찾기 위해 방송을 하던 다급한 목소리 같은 지금은 너무나 오래된 사진속의 풍경과도 같은 모습이 되어버렸지만, 누구나 어린 시절에 한번쯤은 겪어보았던 아련한 추억의 한 페이지를 그래도 간직한 채 지금도 여전히 시민들의 휴식처를 제공해 주고 있다.


공원의 위치가 산속에 있다 보니 공원으로 올라오는 길 역시 사방으로 뿌리를 내리고 서있는 튼튼한 고목나

▲ 죽도봉공원 팔마탑

무처럼 여러 군데에서 올라갈 수 있다. 특히 철도운동장 쪽에서 올라가는 길은 나무가 숲을 이루는 가로수 길로 연인들의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며,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예쁜 찻집들이 공원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그러나 죽도봉 공원의 백미는 뭐니 해도 흔히들 팔각정이라 부르는 강남정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순천시의 전경 이다. 혹시 별과 달이 나오는 밤 팔각정에 올라 순천시의 야경을 본적이 있는가?


순천을 구비 처 흐르는 동천과 함께 동천주위를 밝게 비추는 조명과 높다랗게 자리하고 있는 건물과 한낮의 분주함이 사라진 도로위의 자동차의 전조등의 불빛과 어울러져 보기 좋은 야경을 형성해 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은 절로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공원의 대숲 사이의 길로 내려가다 보면 옛 선인들이 궁도를 하시던 환선정 이라는 궁도장이 나타난다. 바람에 나부끼는 빨간색 깃발과 함께, 현대적인 양국의 과녁이 아닌 역사 드라마에나 나오는 커다란 빨강색 원이 그려진 과녁을 향해, 분명 활시위를 당길 힘도 없을 것 같은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께서 당당한 모습으로 활을 당기는 모습, 또 그 활이 바람을 가르며 과녁에 정확히 꽃 히는 순간, 보고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하며, 역사가 깊은 스포츠이고 또 그 것을 계속 계승하고 발전시키길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덕분에 아직까지 그 명맥이 유지 되어 지금은 궁도를 하는 사람들 역시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젊은이들 또한 심심치 않게 있다고 한다.


죽도봉 공원은 전체가 마치 커다란 산 같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공원이 위치한 곳이 봉화산 자락 밑이기도 하거니와, 주변에 오래된 나무들과 함께 대나무 숲이 무성하게 조성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공원의 느낌 보다는, 마치 큰 산의 초입에 서 있다는 느낌을 들게도 한다.


봄여름에는 푸른 대나무 잎과 높다랗게 솟아있는 나무의 나뭇잎들이 파란 색의 잎사귀를 펄럭이며, 큰 그늘과 함께 시원한 바람을 스트레스와 더위에 지친 도시민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고, 각각의 꽃들은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며, 서로 자기가 더 아름답다는 장기자랑을 하는 듯하며, 가을에는 온 산이 붉은 잎으로 옷을 갈아입고 한 폭의 동양화를 만들어내고, 겨울에 공원은 웬 지 모든 것 들이 움츠러들어 다가오는 봄을 위해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쉼 없는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인다.


현재의 공원은 단순히 사람들이 그저 잠깐 쉬었다가 가는 그런 곳은 아니다.

삭막한 콘크리트 빌딩숲 사이에 청명한 산소 역할을 하기도 하고, 어린이들에게는 멀리 가지 않아도 체험 할수 있는 자연생태학습장 역할을 하고, 부모님들이나 어르신들에게는 휴식과 함께 지나온 세월을 추억할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기도 하며,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데이트 장소로 제공되기도 한다.


그러나 주말에 공원을 올라보면 꼭 주차장 에 와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조금만 걸어 올라오는 수고도 하기 싫은 사람들 덕분에 멀쩡한 주차장이 있는데도 공원은 주차장 이 되어버린다. 조그마한 공간만 있어도 그곳이 나무 숲 사이건 아니면 꽃 사이건 상관없이 그저 먼저 차지한 사람이 주인이라는 듯 행동하는 사람들 때문에 신선해야할 공기가 오히려 도로위에 서 있다는 기분이 들게 해 사람들이 자꾸 찾아오길 자꾸 꺼리게 하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기도 한다.


우리 주위의 자원을 보호하고 아끼자는 말은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그냥 지나가는 말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너무도 팽배해 있다. 공원을 자신의 몸처럼 아낀다면, 쓰레기가 뒹굴게 하거나, 오물을 여기저기에 버리는 등의 행동은 하지 못할 것이다. 물론 생각처럼 쉽지는 않는 일이다. 정말 자신의 몸이 될 수 는 없을뿐더러, 바쁜 일상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도 없지만, 그저 휴일에 잠깐씩 다녀갈 때만이라도 자기 자신이라는 주인의식 속에서 조금씩만 아껴준다면, 더 오래 나무들이 울창한 공원의 해질녁 풍경을 우리 곁에 두고 휴식과 편안함을 누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