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이정현 대표' 체제로 수습이 필요한 정국 상황 수용해야 할 듯

2016. 11.07(월) 00:52

[서울/아침신문]이문석기자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그야말로 그간 수많은 시련과 역경 속에서 말단 당직자로 출발하여 대한민국 첫 호남출신 보수당 대표로 선출되어 새로운 정당 정치를 추진하고자 영호남을 아우르는 창조적 역사를 새롭게 쓴 지 불과 약90일 만에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다.

이 과정에서 이후 비박계의 좌장인 김무성 전 대표는 '최순실'에 대해 해당 관계자는 어느정도 알 수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하였으나 그 역시 당 대표 시절에 이러한 사안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고 시인한 것이다.

하지만 원조 친박으로 꼽히는 김무성 전 대표조차도 그 시절에는 단 한 번이라도 '최순실'에 대해 사전 문제를 예측할 수 있었던 위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기에는 아무런 대안제시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비주류 인사 중 영향력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정국 현안 논의를 위해 회동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재창당 필요성까지 주장하며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새누리당은 재창당의 길로 가야 한다. 그리고 그 길을 향한 첫걸음은 현 지도부 사퇴'라고 말했지만 원조 친박인   유승민 의원은 다른 대선주자들이 요구하는 "재창당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며 당내에서 수습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어 유승민 의원은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당 식구들이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수습방안을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며 "새누리당이 쪼개지는 것에 찬성할 수 없다"고 밝혀 진정성이 묻어나는 대안을 제시했다.

반면에 친박계 박대출 의원은 배가 침몰하면서도 탈출하지 않고 최후를 맞았던 타이타닉호의 승무원처럼 서로 협력하자는 의미로 향후 '세월호 선장이 될지 타이타닉 음악대가 될 것인지 생각해보자'면서 "이순신 장군 말씀처럼 살자고 하면 죽고, 모두가 함께 손을 잡고 죽을 각오가 되어 있으면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야당은 현 정국 상황과 집권당의 갈등과 분란의 원인을 빌미로 이 중차대한 상황 속에서 대통령을 거세게 비판하면서 하야 등을 주장하고 있고, 더불어 거국중립내각 구성과 함께 국정운영 권한을 넘기고 국정에서 손을 떼라며 퇴진요구를 하면서 이후 법에 따라 60일 내에 대선을 치르려고 하는 사실상 무정부사태로 몰아갈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예상되고 있다. 

또 여야 차기 대권주자들은 6일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정국 속에서 저마다 각각 해법을 찾고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부심하는 모습과 달리 새누리당 여권 잠룡들은 각기 다른 목소리로 외치면서도 이번 파문으로 인한 성난 민심이 누그러들지 않자 정국 수습책을 나름 고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최씨 사태를 계기로 국정 장악력을 잃은 상황 속에서 현 이정현 대표 체제로 '최순실 정국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당내 중진과 비박계 잠룡들이 힘을 합쳐 일신의 물꼬를 터야지만' 향후 이 정국이 수습되었을 때 "친박 혹은 비박계가 내년 대선정국에 균형을 잡을 수 있지만 이와 반대로 계속해서 멀어지면 새누리당 자체가 붕괴의 기로에 놓이게 되기 때문에 새누리당의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정현 대표 지역구에 살고 있는 J(여, 50세)씨는 '지금 당장이라도 대표직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있겠지만 그간 항상 해왔던 마음처럼 초심 속에서 무엇이 이 나라'를 위하고, 현 국내외 정세가 워낙 위중한 상황인 만큼 "국정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인지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다고 말하며, 만약 "대표직을 던진다면 오히려 지역구 지지자들이 여당 대표로서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받을 수 있다"고 꼬집어 강조했다.

또 다른 C(남, 58세)씨는 '새누리당 전 의원들은 '최순실'사태에 대한 일단 수습이 우선이지 이정현 대표의 거취 공방을 벌일 때가 아니다"고 말하며, 지난 4일 박 대통령이 제안한 "영수회담과 정국 혼란 수습을 위해 이정현 대표를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면서 이정현 대표가 물러날 때 물러나더라도 사태를 수습하는 게 급선무 아니냐면서 지금 청와대를 상대로 당과 여론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는 게 이정현 대표 외에 누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지난 4일 의총에서 비주류측이 지도부 사퇴 연판장을 돌렸지만 반대가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채익(남구갑) 의원이 김무성 전 대표를 향해 '형님으로서 이정현 대표를 도와 달라'고 요청했으며, 박맹우(남구을) 의원은 당장의 지도부 사퇴보다는 사태 수습 후 퇴진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문석 jlms10240@hanmail.net        이문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