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폴리텍대학, "산업현장에서 본 폴리텍의 가치"

“나만의 경쟁력을 가진 자만이 어떤 직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2017. 11.22(수) 00:39

[순천/아침신문] = 최근 그토록 원하는 첫 직장에 입사하고 나서 3개월도 되지 않아 퇴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임금, 인간관계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퇴사하는 경우도 많지만, 스스로가 이 직장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그만 두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론으로 배우던 것과 실제 현장에서 마주한 업무에서 오는 괴리감. 이를 빠르게 극복해내는 사람은 ‘그토록 원하는 첫 직장’을 가지는 것이고, 고민이 점점 많아지면 ‘이 직장이 나와 맞는지’ 스스로 되묻다가 퇴사의 길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한국폴리텍대학 순천캠퍼스(학장 김흥재)는 재학생들이 입사 후 이러한 고민으로 직장을 포기하지 않도록 현장 실무 교육뿐만 아니라 취업 의지 및 인성 강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9월에는 직업훈련의 달을 맞아 8명의 산업현장 전문가를 초청하여 ‘성공동문 인성특강’을 실시하였다.

이번 특강에는 젊은 나이에 실력을 인정받는 실무자부터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자까지 다양한 현장 전문가들이 후배들을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특히, 그들 중 순천캠퍼스 제1기 수료생으로, 국내 대기업에서 30년간 현장을 경험한 후 소기업 CEO가 된 이주열 씨는 많은 학생에게 ‘취업성공신화’로 불리며 화제가 되었다.

이런 그에게도 처음이 있었다. 그는 순천캠퍼스 전문기술과정을 통해 정밀기계분야 실무능력을 쌓았다. 그 후 1978년, 국내 손꼽히는 대기업인 삼성전자에 입사하였다. 이주열 씨를 포함하여 20명의 동료가 함께 입사했다.

그러나 매년 한 명 한 명 동기들이 퇴사를 선택했고, 특히 5년째에는 가장 많은 동기가 다른 길을 찾아 떠났다고 한다. 이에 대해 그는 “나의 동료들의 주요 퇴사 이유는 ‘회사의 일이 자신과 맞지 않아서’였다.

아마 입사 전 현장 업무를 경험해 보았다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으리라 확신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결국, 그가 은퇴할 때까지 회사에 남아 있는 동기는 딱 한 명뿐이었다.

많은 동료가 퇴사를 선택할 때, 이주열 씨가 퇴사를 선택하지 않았던 버팀목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익숙하지 않은 현장에서 금세 적응할 수 있는 ‘스스로에게 익숙한 기술’을 계속해서 확장해 나갔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한 가지 분야에 대해 전문기술을 쌓는 것만큼이나 현장 전체의 흐름을 보면서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융합시켜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던 노력이 개인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나무보다 숲을 볼 수 있는 통찰력’을 얻게 된 계기에 대해 그는 “폴리텍대학의 주요 강점 중 하나인 융합형(cross-over) 교과과정을 몸소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덧붙여서, 단순히 정밀기계분야에 치중되지 않고, 연관된 다양한 직종의 수업을 들었던 것이 현장 적응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융합형 교과 경험, 현장 실무 능력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기술 영역을 확장한 끝에 그는 삼성전자에서 30년 넘게 일을 할 수 있었다. 자신의 실무능력으로 ‘평생직장’을 일궈낸 셈이다. 그는 은퇴 후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도 소재 정밀기계가공 관련 소기업 CEO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여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소기업 CEO가 된 후에는 순천캠퍼스에서 전문기술과정을 수료한 학생들에게 취업 기회까지 제공하고 있다. 그는 회사에서 후배들이 일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폴리텍대학에서 1년 동안 실무능력을 쌓고 온 친구들은 아무래도 적응력이 빠르고, 업무의 범위를 스스로 한정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폴리텍대학에서 계속해서 현장실무중심의 시스템을 운영한다면 앞으로도 더 많은 후배에게 취업 자리를 제공하고 싶다”며 폴리텍대학 학사시스템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그는 기업 CEO로서 취업준비생인 재학생들에게 “예전에는 일자리가 많았으나 현재는 고용 한파에 일자리 구하기조차 쉽지 않다. 결국 현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자신만의 특화 기술을 가지고, 현장에서 계속해서 확장해나가는 것”이라고 조언하였다.

직장을 구하는 것만큼이나 ‘직장을 유지하는 것’을 걱정해야하는 요즘의 취업준비생들에게, 한 직장에서 30년간 근속하며 실력으로 살아남은 이주열 씨의 사례는 큰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장 실무 능력뿐만 아니라 인성 강화에도 힘쓰고 있는 전남 동부권 취업 명문 교육기관, 한국폴리텍대학 순천캠퍼스는 내년 2월 5일까지 2018학년도 전문기술1년과정 신입생 모집을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kopo.ac.kr/suncheon)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문석 jlms1024@hanmail.net        이문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