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대표, '죽음의 단식' 정부여당에 유익한 변수로 평가받아 지지률 상승

2016. 10.03(월) 23:09

[순천/아침신문]이문석기자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고 4일부터 국정감사에 복귀하기로 하면서 여야 대치는 2라운드를 맞게 됐고, 특히 이번 '죽음의 단식'은 '국회 파행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표면적인 언어와 더불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제기된 미르·K재단 관련 의혹을 물타기 하는 데에도 일정부분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지난 정기국회 시작과 동시에 소수 여당이 두 차례 실력행사를 통해 보수층을 단단히 붙들어 맸고, 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연합 세력'에 국회를 파행시키면서도 강력히 맞서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이번에 이정현 대표가 만천하에 과시했다.

그리고 이정현 대표의 단식은 정부여당에 더 크게 유익한 변수로 평가되고 있으며, 또 새누리당 대표와 의원들이 단호하게 국회에서 비정상으로 처리하려고 한다면 이번처럼 지지 세력이 단결하여 야당을 제압할 수 있다는 긍정적 신호를 이정현 대표가 적절하게 처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이정현 대표의 사태는 ‘여소야대’ 의석과 ‘야당 출신 국회의장’ 체제가 보여줄 앞으로의 국회 상황에 대한 정기국회가 험난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9월4주차(9/26~30) 정당지지도 조사결과 김재수 장관 해임 건의안 처리에 따른 여야 대치정국의 영향으로 여권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새누리당 지지율이 상승했다고 3일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다.

더불어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김재수 농림부 장관 해임 안에 대해 야당의 강행처리와 이정현 대표의 단식 농성에 따른 지지층 결집이 결과적의 주요 상승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이정현 대표의 '단식 파동'은 내년 대선기준 임기가 1년 3개월도 남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결사 옹호'의 목적이 컸던 것으로 보이며, 집권여당이 마지막으로 일할 수 있는 정기 국회로 상징적 초석의 기틀을 놓았다는 행위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이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정부의 부실 지진 대응, ‘비선·청와대 실세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개입 의혹’ “밀어붙이고 있는 노동법, 의료법” 등으로 지난주에는 하락했으나, 야당의 ‘김재수 농림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이후 이정현 대표의 무기한 “죽음의 단식 투쟁”과 새누리당의 강력 반발과 ‘김영란법’ 시행 관련한 언론보도가 이정현 대표를 초점으로 급증하면서 지지층이 결집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여야 3당은 농림축산식품부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따른 여야 대치로 차질을 빚었던 국정감사를 오는 19일까지 연장하기로 했고, 당초 국감이 15일 종료할 예정이었지만, 새누리당의 불참으로 첫 일주일의 국감이 파행되자 나흘간 일정을 추가했다.

또한 이번 국정감사는 일주일 만에 정상화됐지만 여야의 '국감 전쟁'은 이제부터가 '본 게임'이며, 이후 국회의장 중립성 강화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일명 '정세균 방지법'),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 등 곳곳에서 첨예하게 맞서는 전선이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이정현 대표의 ‘단식 중단 표명’은 구순을 바라보는 부모의 만류도 뿌리쳤던 이정현 대표의 고집을 꺾은 사람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었이며, 당 대표 시절부터 12년간 자신을 보좌해 왔던 이정현 대표의 고지식한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정현 대표는 ‘저는 오늘 단식을 중단하겠지만 대한민국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단식이 아니라 목숨까지 바친다는 것이 저의 신조’라며 말하고, "민생과 국가현안을 위해 저는 무조건 단식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대표는 ‘국회법을 즉시 개정해 국회의장 중립의무 조항을 추가하자’며 하면서 지난 "선배 의장님들이 68년 동안 힘들게 지켜왔던 의회민주주의가 하필 20대 국회 전반 지금 무너진다는 것은 20대 국회의원 모두의 불명예"라고 말하며, 이른바 '정세균 방지법'에 대한 발의 방침을 강조하며 분명하게 표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정세균 의장도 여당의 등원 소식에 ‘나라가 매우 어려운 시기에 국회가 걱정을 끼쳐드린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외견상 화답하며, “이 대표 건강이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점에 정 의장이 국회정상화를 위해 먼저 사과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건 큰 틀의 정치가 아니고, 더군다나 새누리당이 국감 보이콧 투쟁의 타깃인 정 의장에 대해 ‘사퇴’에서 ‘사과 및 재발 방지’로 압박수준을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정 의장은 “잘못한 게 없고 법적으로 하자”며 물러서지 않아 정치복원에 힘써야 할 의장으로서 함량 미달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으로 팽배하다.

특히 곧 본격 대권행보에 들어갈 잠룡들은 당 심보다는 ‘민심’을 우선하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반대로 친박계는 대통령의 레임덕 방지와 권력유지를 위해 ‘결집력’ 강화 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선 정국이 가까워질수록 당내 갈등도 격화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어느 쪽이 주도권을 잡는가에 따라 대선판도도 크게 달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지역의 한 여권 관계자는 “친박계가 지난 전당대회를 통해 지도부를 완전 장악했지만 당시 투표율은 전체적으로 20%남짓에 불과하다면서 이를 전체 당원과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면서 비박계는 이정현 대표와 소통을 강화해야 하고 나아가 비박계 대선 주자들 또한 대선정국 돌입을 앞둔 지금은 몸사리기에서 벗어나 당내에서 이제라도 이 대표와 소통하며 적극적으로 함께 목소리를 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문석 jlms10240@hanmail.net        이문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