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일부 농업인들은 논·밭두렁 태우기가 병해충·잡초 방제에 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병해충 방제효과보다 유익한 곤충이 더 많이 죽는 것으로 조사됐다.

논·밭두렁 소각은 지난 1960~70년대 농작물에 큰 피해를 줬던 애멸구와 끝동매미충을 박멸하려고 장려됐던 해충 방제책이었다. 이후 농작물 품종 개량으로 이런 병해충이 발생한다 해도 농작물에는 별 피해가 없다고 한다. 논이나 밭을 태우면 오히려 거미 등 해충의 천적을 죽이게 된다.

2013년도 화재분석에 따르면 전국 임야(산과 들)에서 2334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한 사망자는 13명, 부상자는 65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논·밭두렁 소각으로 465건(19.9%)의 화재가 발생해 사망자 7명(53.8%), 부상자 14명(21.5%)의 인명피해를 냈다.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에는 기온이 올라 날씨가 따뜻해지고 대기가 건조해 지면서 논·밭두렁을 태우다가 화재가 발생해 산림이 훼손되거나 이로 인한 인명피해가 증가한다. 지난 2014년 2월 23일과 24일에는 고흥군과 화순군에서 노인이 홀로 논·밭두렁을 소각하던 중 임야로 번지는 불을 끄려다 사망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부득이하게 논·밭두렁을 소각할 때에는 관할 면사무소나 소방서에 신고 후 공동 소각해야 한다.

사소한 부주의가 무시무시한 화마로 돌변해 평생동안 모은 재산을 한순간에 빼앗고, 심지어는 고귀한 생명까지 앗아간다. 2009년에 개정된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상 중대한 과실이 없는 실화(失火)로 인해 발생한 화재라 할지라도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는걸 기억하자. 이에 보성소방서에서는 논·밭두렁 소각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보성군과 고흥군 마을이장을 통한 홍보방송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