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이란 이를 생산하는 기업이 있어야 하고, 생산된 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상품의 생산, 유통, 소비를 매개하는 관련 사업자를 뜻하는 산업이 형성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문화산업은 문화상품이 가지는 특성으로 인하여 일반적인 상품의 생산, 유통을 설명하는 경제학이나 경영학의 단순한 적용으로 적절히 설명되기 어렵다. 문화상품의 특성은 몇 가지로 구분될 수는 있으나 가장 중요한 핵심은 그것이 문화적인 산물이며, 상품으로 유통되는 문화상품은 그 뿌리에 대중문화가 있다. 또한 문화상품은 문화적 속성에서 연유한다는 것이 다른 상품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이처럼 문화상품이 갖는 특성으로 인하여 일반적 경영이론이나 경제적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여러 문제점 등이 존재한다. 그 가운데 첫째, 그 효과가 즉석에서 나타나는 등 단기적 효용성에 의해 판가름 나는 일반 상품과 달리 장기적이거나 어느 계기에 의해 나타나는 문화상품이 갖는 독특한 속성이 상대적으로 간과될 수 있는 점. 둘째, 어느 작품이 무대에 올려지거나 전시장에 전시되었을 때 즉석에서 그 문화상품의 우열을 논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 문화산업의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의 문제. 셋째, 일반적으로 사용가치보다는 기호가치에 의해 소비되는 문화상품의 소비의 문제 등을 들 수 있다.
지역 환경에 의해 문화산업체가 주도하는 것이 아닌 지자체 중심의 문화역량 강화에 따른 효용성 논란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최소한 문화상품의 특성과 속성의 이해에 따른 비판과 평가가 문화의 시대를 사는 문화인의 바른 자세일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깊이 인식하고 이제라도 행정 편의적 발상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문화산업의 이해와 평가에 기반하여 시민참여 확대를 위한 가칭 ‘예술촌 활성화 시민협의체’를 구성하여 시민워크숍, 설명회, 세미나 개최 등 소통의 기회를 확대하여 예술촌 활성화에 대한 관민산학의 공감대 형성기회를 마련하고 이와 같은 우를 또 다시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는 조례를 제정하는 등의 노력으로 지역 문화예술인에게 맡기는 용단이 필요하다.

예술촌 운영 주최가 문화예술인이어야 하는 이유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를 때”

사라실예술촌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행정주체가 아닌 지역의 문화예술인이어야 하는 이유는 문화마케팅에 대한 태생적 원인에 기인한다. 문화마케팅의 대표적 성공사례인 문화의 대륙 유럽에 한류의 상륙은 막대한 예산을 들인 정부의 노력이 아닌 기획사의 철저한 자기분석과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에 따라 유럽의 젊은이들이 우리나라 아이돌 가수의 노래를 우리말 가사로 따라 부르는 그림이 연출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도출한 후 기획사의 대표는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시대‘라는 말을 사용하였다. 

문화라는 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기도 힘든 지역의 실정에서 ‘문화기술’ 운운하는 것이 어쩌면 아이러니일지 모른다. 하지만 많이 듣는 속담에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를 때’라는 말이 있다. 또한 ‘양을 잃고 우리를 고치다’라는 뜻의 망양보뢰亡羊補牢는 ‘양을 잃고 나서 우리를 고쳐도 늦지 않다’는 뜻으로 전국책戰國策에 나온다.
전국시대. 초楚나라 양왕은 대부 장신莊辛이 정사에 노력할 것을 간언하자 욕설을 퍼부었다. 장신은 조趙나라로 몸을 피했다.

진나라가 초나라를 침공, 양왕은 하는 수 없이 성양(城陽. 지금의 하남성 식현)으로 도망쳤다. 그는 장신의 충고가 옳았다는 것을 깊이 뉘우치고 그를 불러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장신이 대답했다. “들토끼를 만난 뒤 돌아서서 사냥개를 불러도 늦지 않고 양을 잃은 뒤 즉시 양 우리를 고쳐도 늦지 않습니다(견토이고견見兎而顧犬, 망양이보뢰亡羊而補牢). 초나라는 아직도 수천리 땅이 있습니다”라고 기록은 전한다.

이를 웅변하는 사례로 아시아의 문화수도를 표방한 광주가 초기 과정에서 가장 어려움에 처했던 문제가 인력난이었다. 문화예술인은 있으나 문화와 예술을 기획하고 경영할 인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에 사람을 키우지 못한 근시안적 안목을 비평하며 ‘이제라도 인재를 키우자’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전남대학교에 대한민국 최초의 ‘문화 경영, 기획’을 전문으로 하는 대학원이 탄생했다. 이러한 결과로 최근 대학원을 졸업한 이들이 곳곳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이처럼 광양시가 앞날을 내다보는 도시경영을 한다면 시민의 삶의 질은 물론 지역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문화경영은 필연적으로 수반되어야 하며, 이를 경영할 인재를 키워야 한다. 이는 기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개인의 몫이 아닌 지자체의 앞을 내다보는 안목과 함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는 일이라 말할 수 있다. 

사라실예술촌 계획의 전면 재 수정해야 하는 이유
“문화전체가 도시의 발전과 재생의 전략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총체적인 형태의 문화정책을 요구“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창조나 천재'보다 더 세심하게 고객의 마음을 살피는 게 현명하다. 그것이 '문화경영'의 요체라고 말한다. 구매욕을 자극시키고 싶다면 의당 고객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 조직 구성원들의 헌신과 열정을 얻고 싶은 CEO라면 우선 그들 마음을 읽어야 한다.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그들 마음을 먼저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의 '정서'가 모든 것에 우선한다. 술과 돼지고기를 입에 대지도 않는 회교권 국가의 바이어와 친분을 쌓으려면 삼겹살을 피해야 한다. 미국인은 완벽함에 빨리 싫증을 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3년마다 새 자동차를 원하고 5년마다 새 텔레비전을 구입하려 한다고 한다. 또한 미국인은 사진을 찍고, 음악을 들려주며, 텔레비전 동영상을 내려 받을 수 있게 해 주는 핸드폰보다 통화중에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이와 같이 새로운 제품을 도입하려면 아이디어가 무엇보다 그 문화에 맞아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소위 말하는 ‘선진지 견학’이라는 것은 이미 시효를 다한 상품을 그대로 모방하려는 심리와 그리 다르지 않는 일이다. 물론 선진지 견학은 어떤 일을 계획할 때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것은 시효를 다한 그 상품의 문제점을 찾아 이를 보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함이어야 한다. 그런데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모습은 찾기 어렵고, 그저 수명이 얼마일지도 모를 전형을 답습하려는 모습밖에 볼 수 없다. 또한 주민의 ‘요구 충족’이라는 미명하에 잡다하게 백화점식으로 늘어놓는 계획으로는 광양시에서 말하는 “전국 문화예술인들의 교류의 장으로 발전시켜 관광자원화 도모”할 수 없다.

시민 모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창조도시의 시도는 문화전체가 도시의 발전과 재생의 전략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총체적인 형태의 문화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문화예술 등의 개별분야에 대한 지원이라기보다는 도시의 문화관련 자원을 도시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실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눈에 보이는 사업은 잦은 이벤트나 국제회의의 개최 등 도시 전체의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경제적 효과도 기대되는 것들이 중심이 되기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라는 이름으로 도시의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서 장기적인 전략을 구상하고 실천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지역문화예술인을 활용하는 방법 : 사회적 기업(CB)
“CB는 고용과 소득을 창출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

‘상장 제조기업 250개사의 최근 12년간 매출은 평균 11.23% 증가했으나 종업원 수는 0.75% 증가에 불과하다’는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와 같이 산업의 발달이 고용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는 현대의 산업구조에 기인하여 고용의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자립적 지역 활성화를 위한 효과적인 대안 중 하나로 최근 세계 각국에서 주목받는 커뮤니티 비즈니스(Community Business)가 등장하여 다각적 방향에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커뮤니티 비지니스란 커뮤니티(지역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비즈니스(경영)의 원리를 도입한 형태를 말한다. 즉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을 지역사회 내의 수단으로 공급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을 다시 재투자하는 등의 방식으로 지역사회의 이익을 확대해 나가는 전반의 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이 용어가 처음 사용된 곳은 영국 스코틀랜드로 대처정권시기 작은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지자체 단위 중심의 지역사업을 전개한 것이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이 개념이 일본으로 수출, 확장되면서 주민 중심의 건강한 지역사회 만들기가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핵심개념으로 정착되기 시작했다.

MB정권 초기 고용난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시행한 ‘사회적기업’과 유사한 의미의 CB는 비영리조직(NPO:Non-Profit Organization) 등 지역주민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조직이 주체가 되어 상가 활성화, 특산품 판매, 폐기물 재활용, 취업 교육 등 지역의 현안 과제를 수익자 부담 원칙에 의해 해결하는 것과 같이 지역사회의 현안을 비즈니스 방식을 활용해 해결하고 이를 통해 발생하는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사업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역주민은 CB의 이용자인 동시에 운영자가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CB는 적정 수준의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에 NPO가 자원봉사 중심으로 운영되는데 비해 CB는 고용창출에 기여할 뿐 아니라 CB는 기존 행정부문이나 NPO가 제공하기 힘든 “지역 수요자 기반의 다품종 소량 제품 및 사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데 적합하다. 또한 이와 같이 지역 수요자 기반에 경쟁력을 강화하면 더 넓은 시장에서 경쟁력이 생기는 일은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도 지역의 유휴자원을 발굴, 사업화하여 고용을 창출하고 기업가 정신 확산을 통한 지역 활성화 목적으로 CB를 육성 중으로 캐나다 정부는 커뮤니티 단위의 비즈니스 활성화를 지역정책 목표로 설정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CB의 유형별 성공요인을 살펴보면 침체된 재래시장 활성화로 일본의 아모르 도와에서 수익, 비수익 사업의 적절한 배분과 조화와 이해관계자의 협력을 유도하는 리더십으로 재래시장을 활성화 한 지역복원형 CB. 이웃 도시 순천에서 시행한 성공적 사례로 지역에서 폐기된 것을 지역에서 활용하는 지폐지활(地廢地活)분야로 환경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한 녹색실버가게를 우선 드는 데, 주민이해와 참여를 유도하는 리더십과 자원 리사이클을 위한 기술력 확보가 관건인 환경개선형 CB. CB사업자 창업 및 경영지원으로 CB창업과 운영을 지원하는 일본의 CB지원센터로 CB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여 지역에 부족한 CB 전문가 육성과 유치가 관건인 중간지원형CB 등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CB 활성화를 위해서는 첫째, 지역주민(NPO), 행정, 기업과 CB의 파트너십 형성이 필요하다. 지역주민과 비영리기구(NPO) 등은 CB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핵심 주체로 이들이 사회적 명분과 주민참여 욕구가 큰 다양한 관련 사업분야에 적극 진출할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공공서비스 중 적합한 분야를 CB에 위탁함으로써 행정 효율을 높이고 동시에 CB의 시장을 창출하며 중앙정부는 CB에 대한 제정지원을 확대하여 취약 지역 및 계층의 안전화를 촉진해야 한다. 기업은 새로운 지역공헌사업으로서 1사 1CB 운동을 전개하여 CB에게 경영노하우를 제공하는 등의 지원에 참여해야 한다.

문화기술시대, 지역예술인력 활용과 실용가치 창출로
대외 이미지 고양은 물론 지역발전의 토대로 나아가야

오늘의 시대상을 표현하는 용어로 ‘정보화시대’, ‘지식기반사회’, ‘문화의 시대’ 등 다양하게 정의하는 가운데 혹자는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시대’ 또는 ‘문화마케팅의 시대’라는 말로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말로 시대상을 표현하기도 한다.

한류 열풍에서 나타나듯이 우리나라의 TV드라마나 영화, 가요, 게임 등 문화적 텍스트가 상품으로 호평 받으면서 드라마나 영화, 또는 한류스타들이 사용하는 상품들이 세계시장에서 그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는 것이 이러한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이와 같은 시대 흐름을 생각할 때 광양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예술촌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전략은 단순한 시설물 개선 사업 전략에서 탈피하여 보다 적극적인 차원에서 지역예술인력 자원의 활용과 실용가치 창출, 대외 브랜드이미지 고양 등의 문화마케팅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사라실예술촌은 자치단체와 예술인이 공존 공생하며 쾌적한 생활 문화 복지 공간의 질적 확장이라는 차원에서 활성화 전략이 구상되어야 하고 이것을 지자체 차원에서 실효성 있게 구체화해야 하며, 예술촌 활성화 사업의 수행 주체는 지역 예술인으로 사업의 수혜자가 광양시민임을 분명히 인지하여, 이들의 관점에서 사업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그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광양시는 이러한 점을 깊이 인식하고 이제라도 행정 편의적 발상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문화산업의 이해와 평가에 기반하여 시민참여 확대를 위한 가칭 ‘예술촌 활성화 시민협의체’를 구성하여 시민워크숍, 설명회, 세미나 개최 등 소통의 기회를 확대하여 예술촌 활성화에 대한 관민산학의 공감대 형성기회를 마련하고 이와 같은 우를 또 다시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는 조례를 제정하는 등의 노력으로 지역 문화예술인에게 맡기는 용단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