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10대들의 화장 열풍은 학교 내에서도 이어진다. 화장은 이제 더 이상 ‘노는’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성적이 높은 아이도, 모범적인 아이도 화장을 한다. 여학생들이 주로 주고받는 선물은 화장품이다. 쉬는 시간만 되면 아이들은 제각기 거울을 보며 화장을 하거나, 혹은 고치기 시작한다. BB크림이나 파운데이션 등만 바르는 화장을 하는 여학생부터 짙은 아이라이너와 마스카라를 하는 여학생 까지 다양하다. 심지어 서로 화장을 해주기도 한다. 화장을 하지 않는 여학생을 찾아보는 게 힘들 정도이다. 10대들의 화장품 사용이 점점 심해지자 얼마 전 식약청에서는 교육청과 학교에 10대 여학생들의 색조 화장품 등의 사용을 자제하게 해달라는 요청 문을 보냈다고 한다.

10대들의 화장 열풍의 원인이 무엇일까? 나는 외모를 중요시 하는 우리나라의 풍토와, 수많은 ‘여자 아이돌’과 ‘얼짱 신드롬’이 문제이지 아닐까 싶다.

사춘기의 10대 여학생이라면 누구나 예뻐지고 싶어 한다. 그리고 TV에 나오는 여자 아이돌들이나 인터넷에 올라오는 얼짱들은 짙은 화장을 하고 있다. 심지어 그들 스스로, 혹은 다른 이들이 얼짱 누구누구 화장법, 아이돌 누구누구 화장법이라며 동영상이나 글을 올리기도 한다. 여자 아이돌이나 얼짱들은 예쁘다며 많은 칭찬을 받고, 인기를 얻는다. 즉, 짙은 화장을 한 여자 아이돌들이나 얼짱들이 10대 여학생들의 미의 우상이 되고, 그들의 유행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예뻐지고 싶어 하는 여학생들은 당연히 그들처럼 되고 싶어 할 수밖에 없고, 화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풍토인 외모지상주의가 곁들여 진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쁜 사람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리고, 화장을 하는 아이들이 예쁘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예쁜 사람들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화장을 하는 아이들을 좋아할 것이고, 그들이 인기가 많아질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노는’아이들 만의 전유물이었던 화장이지만, 갈수록 그 대상이 확대되는 이유는 화장을 해서 예뻐지는 게 단순히 자기만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나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화장의 순기능마저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피부가 좋지 않아 자신감이 없던 여학생이 BB크림을 바른 후 자신감을 얻을 수 있고, 창백한 입술색이 고민인 여학생이 옅은 분홍색 립 틴트를 발라 고민을 해결한다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과도한 화장은 보는 사람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 밖에 없다. 학생은 학생다웠을 때 가장 예쁘다고 많은 어른들은 늘 말씀하시지만 대부분의 10대들은 이해하지 않는다. 필자도 같은 10대라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다. 더 예뻐지고 싶은 마음. 인기가 많아져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이성 친구를 만들고 싶은 마음. 모두 내 마음에도 있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전에 세월이 흘러 자신의 사진을 보게 되었을 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이 어떤 모습일 지 생각해 보고 진정하게 자신이 아름다운 모습이 언제인지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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