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에 가려 그 빛이 그리 휘황하지는 않지만, 작달막한 신장에 아담한, 그러나 독한 근성(?)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하여 실업팀에서 선수생활을 거치고 지난 1996년부터 지도자의 길에 들어서 활을 잡은 지 어언 30년이 되어가는 대표선수 조련사로서 김영혜(36세)의 이름은 전국의 양궁계에 회자되고 있다.

오늘의 명 조련사 김영혜가 있기까지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침 6시면 일어나 선수들과 함께 달리기를 시작으로 밤 10시, 때로는 밤11시까지 선수들과 뒹굴다보니 1년 360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른다. 그렇다 보니 누구나 하는 데이트 한 번 못해본, 말 그대로 “‘활’ 이외는 아는 것이 없다” 그렇지만 최소한 자신의 인생에서 활이 차지하는 위치가 1%는 넘기 때문에 “弓人으로서 후회는 없다”고 하는 순천여자고등학교 양궁반 김영혜 전담교사를 만나본다.
명 조련사의 길
“지난 1995년까지 충남홍성군청에서 실업팀 선수생활을 하다가 1996년 여수문수초등학교 지도교사를 시작으로 지도자에 입문하여, 이듬해인 1997년 12월 12일 순천여자고등학교에 부임하였으니 순천여자고등학교에서만 13년째가 됩니다” 는 선수출신의 김영혜씨.

“2남 4녀중 막내로 태어나, 장흥관산초등학교에서 활을 잡은 후 어려운 집안을 꾸려가는 ‘엄마 허리 덜 휘게 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억척스럽게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애오라지 한눈 팔지 않고 활 시위에 매달렸다.

지도자의 길에 들어서 “자신의 과거를 생각하면 선수 개개인의 능력개발이 곧 선수 자신의 운명과도 직결되는 운동선수의 속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기 때문에 잔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는, 그래서 솔선수범하며 제자들에게 하나라도 더한 것을 지도하려한다.

“선수시절에는 자기관리만 하면 되었는데, 지도자생활을 하다보니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팀을 관리하다보니 할 일이 더 많게 되더군요”라며 지도자의 고충을 토로한다.

특히 섬세하면서도 대담함을 요구하는 양궁경기의 특성상 선수 개개인의 자기관리가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게된다. 그래서 선수는 ‘화살이 발사되었을 때 활이 흔들려 흩어지거나 반동 등의 좋지 않은 진동 등을 흡수하여 화살이 바르게 날도록 활에 설치하는 긴 봉 또는 무게를 다는 안전장치인 Long Stabilizer’이며, 지도자는 V-bar처럼 Long Stabilizer를 보강하는 역할과 비슷하다. 그저 묵묵히 몸소 보이며 앞서 나감으로써 제자들에게 표본이 된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행복하냐는 질문에 “팽팽한 무게 싸움에서는 / 아주 미미한 무게라도 / 한쪽으로 기울기 마련입니다. 단 1%가 우리를 행복하게 또 불행하게 합니다. 나는 오늘 / 그 1%를 행복의 저울 쪽에 올려 놓았습니다. 그래서 행복하냐는 질문에 /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행복하다고..” 라는 이해인님의 시 ‘1%의 행복’ 중의 한 대목으로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