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여성농민회 김재임 회장

식량주권 지키는 일은 여성의 몫, 농업 죽이기 정부 정책 비난

2008. 08.17(일) 16:57

“뼈 빠지게 일해도 본전도 못찾는다”

▲순천시 여성농민회 김재임회장

순천의 가장 북쪽에 자리한 주암면은 山(산)이 많아 산이 생활의 터전이자 삶의 무대였다. 순천시에서도 오지(奧地)중의 하나인 주암면 감성리는 일교차가 심한 산악지역으로 이곳에서 잘 자라는 고추 재배단지로 순천시의 대표 농산물로 돼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가을, 다분히 정적(靜的)인 분위기의 주암면을 순천시정의 한 가운데로 등장시킨 사건이 있었다. 파인힐스 골프장 건설사건이다. 주암면민의 파인힐스 골프장 건설 반대운동은 순천시 농민운동의 분기점이 됐다.

김재임(金在任)씨는 업체와 공공력에 정면으로 충돌했던 당시 골프장 건설 반대의 주인공 이다. 김씨는 당시 주암면 감성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의 아내로 그의 나이는 37세 이였다.

김재임 회장. 그자체가 순천여성농민회다.
순천시 여성 농민회는 주암면 여성 농민회가 제일 먼저 창립되었다. 주암면 여성농민회는 1989년도에 준비 모임을 시작하여 1990년도 창립총회를 갖고 초대회장에 김재임 회장이 추대 되었다.주암면에서 여성농민회가 결성하게된 계기는 파인힐스 골프장 건설 때문에 결성이 되었다고 한다. 골프장 건설 반대준비위원회가 남성리 노인당에서 모임을 갖고, 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은 김회장을 초대회장으로 추대를 했다. 그녀는 몇 번이나 고사를 했다고 한다. “그때 저의 남편이 어려울 때 짐을 짊머저야 보람된 일이라고 투병 중에 계신 분이 일을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이 커다란 짐을 짊머지게 되었습니다.”라고 김 회장은 말한다. 당시 남편 장윤익씨는 농협에 근무 중 불의의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84년에 퇴직하고 2급 지체장애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던 남편의 그 한마디가 그녀의 삶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고 한다.

20년간 농민대회 빠짐없이 참석

▲ 김재임회장 홍통투쟁 모습

주암면 여성농민회가 모체가 되어 2002년 순천시 여성농민회가 창립되어 김재임씨을 회장으로 선출하고 출범했다. 이때부터 김회장의 투쟁의 강도는 높아지기 시작한다. 여성농민회 뿐만 아니라 순천시농민회 행사시에도 마이크를 잡고 항상 회원들을 독려한다. 김 회장은 농민투쟁의 장소에는 빠짐없이 참석 한다. 수입쌀 여수항 입항 저지투쟁에서부터 광주미군기지 철수, WTO 반대 KBS광장. 장충단 공원 등 서울 집회 뿐만 아니라 “反WTO” 홍콩투쟁단에도 참여했다. 2005년 12월13일 WTO 각료회의 홍콩서 개막에 맞추어 한국투쟁단이 헤엄치며 상여 태우며 시위를 벌였다.

이날 한국 농민과 노동자들은 WTO 각료회의를 저지하겠다며 바다에서 헤엄쳐 행사장 진입을 시도하는 등 저녁 늦게까지 시위를 벌여 세계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누가 뭐래도 우리 땅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 이것이 농민들의 지상과제다”

순천 여성농민 한마당축제 개최
순천시 여성농민회 김재임 회장의 말이다. 누구보다 땅을 믿고 살아 온 농부의 딸로서 당연히 갖고자 하는 의지다. 무엇보다 농사를 업으로 하는 농민에게는 식량주권을 빼앗기는 설움만큼 치명적인 치욕은 없을 것이다.

순천 여성농민회는 하늘같은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가정을 돌보며 자녀들을 양육하는 역사와 생산의 주인 여성 농민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7월17일 순천팔마체육관에 제4회 순천 여성농민 한마당 축제를 개최했다.

각 읍면에서 모내기를 마무리하고 영농 휴식 개념으로 마련한 이번 행사는 우리 농산물을 우리가 지키자는 명목으로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김재임 회장은 “농번기철 지친 심신을 쉬고 한 판 놀아보자는 취지에서 한마당 잔치를 마련했다”면서 “여성 농민 운동의 역사를 차분하게 되돌아보며 여성농민 활동가의 초심으로 돌아가 올바른 사회 변화를 위한 결의를 다시 한 번 다지면서 힘 있게 살아가자”고 역설했다.

“모내기를 끝내고 쉬는 기간입니다. 매번 말로만 그치던 걸 이번에는 한자리에 모여서 서로 안부도 묻고 인사도 나누려고 한마음대회를 준비했어요” 여성 농민들이 흥겹게 박자에 맞추어 박수치는 모습도, 즐겁게 달리기를 하는 모습들이 너무 즐거운 표정들이었다면서, 김 회장은 올바른 사회 변화를 위한 결의를 다시 한 번 다짐하는 자리도 가졌다고 했다.

농업 죽이기 정부 정책 비난
김 회장도 한때는 농민회 하면 안 좋게 생각했다고 한다. 이적 단체로 분류가 되어서 상당히 주위사람들이 안좋게 보았을 때이다. 그녀 역시도 학생들이 농활 나와서 하는 것을 보면서 안 좋게 생각하고 또 좋지 않은 단체 로 알았었다고 한다.

▲ 순천시 농민대회에서 연설하는 김재임회장

그러나 정작 그 단체에 가서 활동을 해보니 가장 봉사활동을 할 자리는 이 자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또 우리 농민들의 어려움을 대변하고 또 우리의 것을 찾는 데 힘을 모의는 것을 처음에는 긴가민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점점 하다 보니 그 분 들이 하시는 일들이 정말 보람있는 일이구나 하는 생각 들어 농민운동 전면에 나서서 활동하다 보니 지금의 이 자리까지 왔다는것.   나주 여성농민회 창립을 위한 지원 활동을 비롯 전북 김제, 순창 등 많은 시·군여성농민회 순방하여 강연도하고 지원 활동을 열심히 하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국 여성농민회의 지도자 중 한사람으로 서 있는자신을 김 회장은 발견했다. “이럴때일수록 사람이 달라졌다”는 얘기를 듣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전보다 더 열심히 가정일과 농사에 매달렸다.

이 무렵에 시작한 농사가 고추재배 였다. “농사지으면서 깨달은게, 땅은 거짓말을 안한다는 겁니다. 땅에서는 정성을 쏟고 부지런을 떠는 만큼 반드시 결과가 나오거든요. 그런 점에서 보면 농사야말로 원리와 공식이 살아 있는 최고의 과학이지요. 농사란 게 얼마든지 오묘하고 재미 있고 보람 있는 일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농민들이 다 그런 신명 속에서 일할 수 있도록 농촌과 농민을 귀히 여길줄 알아야 하는데 정부의 농업정책이나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그렇지 않아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김재임 회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농업예산이 너무 적다고 한다. “몆년 전, 시에서 드라마 촬영장에 60억원의 예산이 지원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순천시 농민회하고 같이 시를 방문해 우리 농업예산이 너무 적다. 드라마 촬영장에 60억이나 투자해야하나, 우리 농민들 정말 어렵다. 농민들에게도 지원해 달라고 시와 몇 차레 협상을 통해서 35억을 약속 받아서 지금 저희 농민들에게 상토 비료 등을 순천시에서 지원을 해줍니다. 전국에서 저희 순천시만이 우리 농민들에게 그때 예산 35억 안에서 지원을 하고있습니다.”

복지 사각지대’ 놓인 농촌의 여성 노인들과
여성 농민 지위, 삶의 질 향상에도 노력
농사에 인생을 걸어보겠다는 젊은이도 드물어, 나이 57세인 자신이 마을에서 젊은이로 분류될 정도로 농촌이 고령화 되어 농촌여성의 고령화도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김 회장은 말한다.. 그러나 대다수 농촌의 여성노인들이 경제적 빈곤으로 의료·보험혜택 등을 받지 못하는 불안한 노후생활을 하고 있어 큰 문제다는것. 이들은 경제적 도움이 없더라도 자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초생활수급자’ 등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적 사회보장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이 더 크다고 한다. 특히 남편과 일찍 사별한 후 아흔이 다 된 시부모님을 모시며 논농사로 근근이 생계를 잇고 있는 고령 여성농업인이다. 도시에 사는 자식들에게 용돈을 받기도 하지만 일 년에 한 두번이 전부다. 얼마 되지 않는 농작물도 종자대금, 농약값, 인건비 등으로 적잖은 돈이 사라지고, 자식들에게 보내고 이듬 농사 준비하고 연리 8%에 달하는 이자를 갚고 나면 먹을 쌀 밖에는 손에 쥐는 돈이 없다. 그러다 보니 웬수같은 빚은 세월이 가도 원금은 고스란히 살아 있다며, 농가부채에 대한 대책과 의료 지원·복지시설 확충 등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농민의 한 중심 농협이사로 선출
여기서 화제를 농협 이사 출마하실 때 내건 슬러건이나 공약으로 바꾸어 보았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는 말만 했습니다. 모르니깐 배워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도와주십시오”라고 했지요.
공약으로는 1,조합원을 중심으로 조합원을 위한 농협이 되도록 하겠다.2,임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 3,교육하는 농협을 만들겠다(조합원, 대의원 임원 직원에 맞는 교육) 4,우리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 순천농협에서 적극 판매하도록 노력. 5,순천농협이 우리 농업을 책임지고 조합원에게 희망과 실익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지난 1월에 실시한 순천농협 이사 선거의 화두는 단연 누가 여성이사로 선출되느냐 였다. 농민운동으로 명성이 자자하던 김 회장이 제도권에 입성할 것인가 이였다. 서면 출신 박복래 후보를 한표차로 힘겹게 농협이사에 선출 되었다.

“출마할 때 젊은 사람들이 일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우선 들었지만, 무엇보다 농사를 멋들어지게 지어보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농민회 일도 중요하지만 농민의 한 중심 한 복판에 있는 농협에 들어가서 하나 씩 바꾸어 보자는 생각으로 출마했다”는 김 회장.   처음 우리 농민회에서는 농협이 예산을 세울 때 잘못되었다고 생각 했습니다. 농협 안에 들어와서 보니 잘못된 것은 없는것 갔구요. 그러나 안건을 심의할 때 수정 발의을 제가 많이 하는 편입니다.

또 제가 마을 이장을 했습니다. 조충훈 시장님이 여자가 이장을 하면 인세티브로 사업비 천만원을 준다고 해서 요즘은 고추에 약들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세척기 고추 씻는 기계와 건조기를 하나 설치하고 싶어서 이장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당시 우리 마을과 옆마을(통천)이 통합이 되었습니다. 통합해서 첫 이장을 여성으로 뽑아야 하는 반대가 있었습니다만, 이장을 선출이 되었습니다. 이장으로 활동을 하면서 동천마을에 경노당을 건립했다.

“뼈 빠지게 일해도 본전도 못찾는다”
순천농협 순서순생 운동에 동참해주길
제가 농협과 농민회 일를 하다 보니 순천시와 순천시민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우리 지역에서 나오는 농산물를 열심히 소비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농사를 지어서 유류대 비싸죠 그 다음에 기름값이 올르니깐 하우스 비닐값도 올라가고 모든 것들이 다 비쌉니다.정말 우리 농촌 어렵습니다. 우리 순천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열심히 애용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힘이 듭니다

유상천 상임이사님께서 순서순생이라는 캠폐인을 하십니다. 그 운동을 하면서 한 꽃에 포럼이라는 것을 하시는데 여성단체 회원님들을 모셔서 강의도 하시고 하시는데, 그분들을 제외하고는 실질적으로 소비하는 계층에까지는 아직 확산이 안되어있습니다. 정말 농촌이 넉넉해야 농촌사람들이 순천시내에 가서 돈을 써야 장사가 된다고 합니다. 특히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희 순천사람들은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의리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동안 우리 여성 농민들은 국내외적인 사회·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갖은 어려움 속에서 여성 농민들의 정치·경제·사회적 지위 향상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 몸부림치면서 살아왔기에 역사와 민족 앞에 부끄럼 없다”고 밝혔다.

뼈 빠지게 일해도 본전도 못 찾는 일에 농민들의 몸을 맡긴다. 자식 키우는 마음으로 농작물을 애지중지 관찰하고 보살핀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정성을 무시하고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그것이 서러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