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참전학도병충혼선양회(회장 고효주. 69세)는 여수시재향군인회와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여수시지회가 공동으로 주최 주관하는「전남지역 학도병 6·25출전 66주년 기념식 및 충혼선양 방안 토론회」가 66년 전 학도병들이 자원입대했던 바로 ‘그날 그 시간’, 7월 13일 오후 2시 여수시진남문예회관(여수시 광무동)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고 밝혔다.

이 기념식에는 500여명의 생존학도병 및 유가족, 6.25, 월남전참전 등의 국가유공자, 군 장병, 학생, 시ㆍ도민과 주철현 여수시장, 오일환 국가보훈처 보훈교육원장, 윤영성 육군 제7391부대장 등이 참석했다.

기념식에 앞서 열린 토론회는 정희선교수(청암대)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고, 고효주 6.25참전학도병충혼선양회장이 ‘전남출신 6.25참전 학도병들의 충혼 선양 방안에 대한 발제’ 제목으로 발제했고, 오일환 원장(국가보훈처 보훈교육연구원) 최장옥 교수(전남대) 김종성 서기관(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등이 토론했다.

고효주 회장은 “전남출신 6.25참전 학도병들이 1950년 7월 25일 전차를 앞세운 북한군 최정예부대 6사단과 벌린 화개전투는 6.25전쟁의 전황을 완전히 뒤바꾼 영웅적인 전투였다” 면서 군사학적인 각종 근거자료를 제시하면서 “전국 최초의 혈서 자원입대, 건군 이래 최초의 독립학도중대, 학도병 최초의 북한군과 직접전투, 6.25전쟁사를 새로 써야 할 영웅적인 무훈”이라는 특성이 다른 지역의 학도병들과는 확연히 구분된다고 했다.

고 회장은 “이낙연 도지사는 작년 3월 12일의 도민과의 대화를 비롯해 공적 자리에서 약속한 의향 전남의 표상인 전남지역 학도병들의 2007년 발굴 9분의 미확인 유해 가족찾기, 추가 유해발굴을 비롯한 충혼선양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단 한 가지도 지키지 않고 있다” 면서 전남도의 무관심과 방치를 성토하면서 ‘국록을 먹는 공직자’들의 대오각성과 함께 범도민적인 관심과 충혼선양을 호소했다.    

토론에 나선 오일환 원장은 “나이 어린 전남지역 학도병들이 감당한 조국수호를 위해 목숨을 버린 충혼은 ‘초과의무’로써 나라사랑교육에 적극 활용해 영웅적인 업적과 희생정신이야말로 성숙한 시민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덕목임을 교육해야한다, 특히 호국충절의 고장 전남을 각인시키는 아주 좋은 소재”라고 말했다.

최장옥 교수는 “발제를 통해 제시된 여러 가지 근거자료를 보고 깜짝 놀랐다. 왜 이렇게 확실한 영웅적인 전쟁사가 아직까지 묻혀있었는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잘 정리해서 6.25전쟁사 중에 전남지역 학도병에 의한 ‘화개전투’가 소상하게 기록될 수 있도록 모두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종성 서기관은 “제한된 인원으로 유해발굴도 어려운데 발굴 유골의 가족찾기도 참으로 어렵다. 그러나 ‘화개전투’의 발굴된 유골 신원확인은 그 범위가 매우 좁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와 교육기기관이 조금씩만 협력한다면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추가 유해발굴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서 열린 기념식에는 이낙연 도지사(신현숙 보건복지국장 대독)는 “전남도는 6.25참전 학도병의 유해발굴과 미확인 유골의 신분확인을 포함한 선양사업이 충실히 이뤄지도록 적극 돕겠다‘라고 말했고, 주철현 여수시장도 전남지역 학도병들의 정확한 실태파악이 이루어지고, 다양한 선양사업이 활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단체, 시민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가겠다” 밝혔다.

정효명 6.25참전 학도병동지회장은 답사에서 “60여년이 넘도록 지금까지 우리들 가슴으로만 묻고 있던 학도병들의 호국충성을 후배인 월남전참전자들이 챙겨주어 3년째 기념식을 거행해주는 것만도 눈물겹도록 고맙다. 허나 아직도 화개장터 야산 어딘가에 묻혀있을 학우들을 찾지 못한다면 눈을 감고 죽을 수가 없을 것 같다”며서 눈물을 흘렸다.

이어서 여수공업고등학교 학생 및 육군 제7391부대 장병합창단 100명과 모든 참석자들이 ‘전선야곡, ’전선을 간다‘ ’전우야 잘 자라‘ ’진짜 사나이‘ 등 진중가요와 군가를 함께 부르는 감동적인 자리가 되었다.
 
현장에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6.25전쟁 유품 및 사진 전시와 함께 2007년 4월 ‘화개전투’ 현장 발굴과정과 학도병들의 은제 회중시계 십자가, 만년필, 박클 등 유품이 전시되어 처절했던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면서 후대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주었다.

전남지역 학도병 183명 중 1950년 7월 25일 ‘화개전투’에서 70여명이 전사 및 부상, 행방불명이 되었고 2007년 4월 화개전투 현장에서 57년 만에 수습한 학도병 유골 10구 중 1인만 신원이 확인되어 국립현충원에 안장되고 9구는 신원미확인으로 지금까지 안장하지 못한 채 보관 중이며, 나머지에 대한 추가발굴계획은 물론 아직까지 학교별 입대인원 등 정확한 실태파악도 매우 미흡한 통탄스러운 실정이다.

6.25참전학도병충혼선양회는 전사학도병 유골의 신원확인 및 명예로운 국립현충원 안장을 위해서 전사자의 친가ㆍ외가 8촌까지의 유전자 시료가 필요하므로 자체 파악한 학교별 학도병 전사자 27명의 명단을 신문광고 등으로 공개하면서 유가족들의 유전자 제공을 호소하고 있다.

북한의 불법 남침으로 전 국토가 적화되기 직전인 65년 전 1950년 7월 13일, 입대할 의무가 없던 전남지역 (여수.순천.광양.보성.고흥.강진 등) 17개 중학교 15~18세의 학생 183명이 ‘조국수호“의 혈서를 쓰고, 순천에 임시 주둔하던 국군 15연대에 자원입대, 6개소대의 독립 학도중대로 편성되어 9일간의 기초훈련만 받은 후 무기도 없이 전선에 투입되었다.

학도병들은 전선에서 급히 지급받은 M1소총의 실탄사격 한 번도 못해본 상태로 국군과 경찰까지 모두 퇴각해버린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 건너편 야산 진지에 홀로 배치된 7월 25일 아침 7시, 그날 중으로 경남 진주를 점령하기 위해 섬진강변을 따라 매복지점을 통과하려던 전차 및 대공화기 등으로 중무장한 인민군 최정예 6사단 선봉대대(전원 중국 공산당 팔로군 출신)의 침공을 12시간이상 지연시키는 치열한 혈투를 벌렸다.

이 ‘화개전투’에서 학도중대는 70명이 전사 및 실종되는 희생을 치렀으나, 그 희생으로 하동-진주-마산을 거쳐 부산 점령을 목표로 동침(東侵)하려던 북한군의 진로를 1주일 이상 ‘지연’시켜 낙동강 최후방어선 전열구축에 필요한 절대 절명의 골든타임을 획득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국가가 부르기도 전에, 스스로 자원입대해 화개전투, 진주촉석루전투, 진동사수전투 등에서 조국을 지키다 산화하신 이 지역 학도병들의 푸르른 충혼은 지금까지 아무런 관심 없이 망각되어 왔으나 월남전참전자회 여수시지회가 2014년 7월 처음으로 기념식을 거행함으로써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6.25참전학도병충혼선양회 고효주 회장은 “월남전참전자들의 이 지역 학도병 충혼 선양노력을 매우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 국가보훈처, 여수시, 육군 제31보병사단의 적극적인 참여로 금년 기념행사 및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이 기념식과 토론회가 ‘의향전남(義鄕全南)’의 자긍심을 높이는 실질적인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